어떤 매듭이 가장 강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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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암벽등반에 사용되는 매듭법은 다 외기 힘들 정도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중에서 어떤 매듭이 강도가 가장 뛰어난지 알고 싶습니다.
A. 매듭이란 로프나 테이프를 써서 걸거나(hitch), 매거나(tie), 감는(wrap) 방법입니다. 영어로는 노트(knot), 독일어권에서는 크노텐(Knoten)이라 부릅니다. 이런 매듭은 등산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주변에서도 폭넓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빨랫줄을 매거나 조깅화끈을 묶거나, 식품포장이나 화물차에 이삿짐을 적재할 때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등반용으로 쓰이는 매듭은 등반자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정확한 용도와 명칭, 매는 방법 등을 숙지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등반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맬 수 있도록 평소 연습을 해서 숙달시켜야 합니다. 모든 매듭은 맨 후에 반드시 한번 더 죄어주어야 하며, 등반중 매듭이 풀려서 일어나는 불상사가 없도록 사전에 신중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는 매듭들 중에서도 강도가 뛰어난 매듭을 골라서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매듭을 하지 않은 상태의 강도를 100퍼센트로 보았을 때, 8자 매듭은 75~80퍼센트, 보울라인 매듭은 70~75퍼센트, 이중 피셔맨 매듭은 65~70퍼센트, 피셔맨 매듭은 60~65퍼센트, 테이프 매듭은 60~70퍼센트, 클로브 히치 매듭은 60~65퍼센트, 옭매듭은 60~65퍼센트의 강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등반에 자주 쓰이는 매듭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옭매듭
오버 핸드 매듭(over hand knot)이라고도 하는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매듭입니다. 두 가닥의 로프를 연결하는 피셔맨 매듭도 두 개의 옭매듭이 합쳐진 것입니다. 모든 매듭의 끝처리는 이 매듭으로 마무리합니다.
옭매듭a. 옭매듭 모양 b. 사각 매듭 후 옭매듭으로 끝처리 c. 8자 매듭 후 옭매듭으로 끝처리
8자 매듭
8자 매듭(figure 8 knot)은 8자 고리(loop)라고도 하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용적인 매듭입니다. 등반시 중간자가 안전벨트 고리에 카라비너를 끼워 로프를 연결할 때 사용합니다. 이 매듭은 안전도가 높고 등반자의 추락시에도 충격에 강합니다. 매듭 자체가 크고 복잡하며 로프의 길이가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으나 심하게 조인 뒤에도 풀기 쉽습니다. 여분의 끝줄은 옭매듭으로 한번 더 처리합니다. 매듭을 할 때는 매듭 뭉치가 헝클어지지 않도록 가지런히 다듬은 후에 조여주어야 안전합니다.
8자 매듭
되감기 8자 매듭
되감기 8자 매듭(figure 8 rewoven)은 선등자나 후등자가 안전벨트 고리에 직접 로프를 맬 때 사용합니다. 등반자가 추락할 때 매듭이 끊어질 위험이 적습니다. 먼저 외줄 로프로 8자 매듭을 한 다음 필요한 만큼의 길이를 남겨서 안전벨트 고리에 끼운 후 외줄 로프의 8자 매듭에 역순으로 끼워 매듭을 만듭니다. 여분의 끝줄은 옭매듭으로 처리합니다. 이 매듭은 나무나 암각 등에 로프를 고정시킬 때도 사용합니다.
테이프 매듭
테이프 매듭(tape knot)은 물매듭(water knot) 또는 링벤드(ring bend)라고도 합니다. 이 매듭은 테이프를 이용해 대용 안전벨트를 만들 때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충격이 가해졌을 때 풀리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테이프 매듭
나비 매듭
나비 매듭(bertterfly knot)은 로프나 고리의 어느 쪽 끝을 잡아당겨도 풀리지 않습니다. 나비 매듭의 고리에 잠금 카라비너를 걸어 다른 것과 연결합니다.
나비 매듭
사각 매듭
사각 매듭(square knot)은 하강 매듭으로 쓰입니다. 로프를 사리거나 끝처리를 할 때도 가끔 쓰입니다.
사각 매듭
보울라인 매듭
보울라인 매듭(bowline knot)은 등반자의 몸에 직접 묶는 매듭입니다. 안전벨트를 준비하지 못했을 때나 착용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긴급 상황시 선등자나 후등자가 사용하는 매듭입니다. 매듭을 한 후 반드시 끝줄의 여분을 옭매듭으로 한번 더 묶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울라인 매듭
피셔맨 매듭
피셔맨 매듭(fisherman knot)은 두 줄의 로프를 서로 연결할 때 쓰는 매듭입니다. 낚싯줄 연결시에 많이 사용해서 낚시 매듭이라고도 합니다. 두 개의 옭매듭이 맞물려 겹쳐진 모양으로 어떤 매듭보다 강도가 높지만 겨울철 빙·설 등반시 로프가 얼었을 때는 풀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이 매듭은 끝줄 길이를 5~16cm 정도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분의 끝줄이 짧을 경우 추락시 로프가 풀릴 위험이 있습니다.
피셔맨 매듭a. 피셔맨 매듭 b. 이중 피셔맨 매듭
클로브 히치 매듭
클로브 히치 매듭(clove hitch knot)은 로프를 다른 물체에 잇거나 걸어 맨다라는 뜻입니다. 클로브 히치는 확보물에 거는 매듭 중 가장 많이 쓰는 매듭이며 프랑스어로는 가베스통(Cabestan) 매듭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보다 프랑스어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 매듭은 힘을 주어 조이면 고정되고 힘을 풀면 곧 느슨해지며 조작이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자기확보용 매듭으로 또는 피톤에 테이프 슬링을 걸 때나 링이 파손된 볼트에 코드 슬링을 걸 때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클로브 히치 매듭a. 클로브 히치 매듭 모양
b. 클로브 히치 매듭으로 카라비너에 로프를 건 모양
토트라인 히치 매듭
토트라인 히치
토트라인 히치 매듭(tautline hitch knot)은 끈을 팽팽하게 당겨 맬 때 사용하는 매듭으로, 끈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텐트 플라이나 느슨해진 빨랫줄을 팽팽하게 당길 때 사용합니다. 또한 현수막을 설치할 때 버팀줄의 조절 매듭으로 응용할 수 있는 다목적 매듭입니다.
이탈리안 히치 매듭
이탈리안 히치 매듭(italian hitch knot)은 추락 제동용 매듭으로 흔히 반가베스통 매듭으로 불리고 있으며 하프클로브 히치(half clove hitch)라고도 합니다. 확보 지점에 걸린 카라비너에 건 후 상대방의 확보를 볼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이 매듭을 사용할 때는 폭이 넓은 HMS 카라비너가 유용합니다. 이탈리안 히치 매듭은 우수한 제동력을 지니고 있으나 모든 추락 충격이 확보 지점에 직접 전달되므로 견고한 확보 지점이 필요하고, 카라비너는 잠금 장치를 반드시 잠그고 사용해야 합니다. 선등자보다 후등자를 확보할 때 더 효과적입니다.
프루지크 매듭
프루지크 매듭(prusik knot)은 등·하강 또는 구조용 매듭으로 쓰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조임 매듭으로 등반 로프에 좀더 가는 코드 슬링을 감아 사용합니다. 11mm 로프에는 6mm 정도의 코드 슬링, 9mm 로프에는 5mm 정도의 코드 슬링이 이상적입니다. 다만 로프가 젖거나 얼어붙은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매듭을 손으로 잡고 밀면 위로 올라가고 등반자의 체중이 얹혀 있는 동안은 밑으로 미끄러져 내리지 않으나, 하중을 풀면 로프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추락한 등반자나 짐을 끌어올릴 때 유용합니다. 이 매듭 두 개를 사용해 짧은 것은 안전벨트에 연결하고, 긴 것은 한쪽 발에 건 다음 교대로 매듭을 위로 밀어올리면서 등반할 수 있습니다. 프루지크 매듭의 기능을 기구화한 것이 ‘주마(jumar)’라고 불리는 등강기입니다.
프루지크 매듭
프로하스카 매듭
최근에 고안된 확보용 매듭으로 쉽게 풀거나 고정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고리를 마주 겹친 매듭 중의 하나로, 두 개의 고리를 카라비너나 피톤 같은 확보물에 힘을 가해서 조여주면 쉽게 고정됩니다. 확보가 끝난 후 힘을 풀면 곧 느슨해지는 풀기 쉬운 매듭이기도 합니다. 이 매듭은 확보용 매듭 중에서 가장 확실한 매듭으로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라비너를 통해 중간 등반자의 안전벨트에 연결하거나 주로프를 이용한 자기확보시에도 폭넓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하스카 매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