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유르트인

정성연 2015. 8. 17. 16:23

유르트 - 3000년 유목생활을 지탱해준 주거형태

유르트를 설치하고 있는 부랴트인 <출처: http://minkultrb.ru>

부랴트어로 펠트 유르트는 ‘헤에이 게르’, 목재 유르트는 ‘모돈 게르’라고 한다. 유르트는 가벼울 뿐만 아니라 조립이 간편하다. 무겁지 않아서 말이나 소로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유목생활에 적합하다. 벽은 접이식 목재 격자로 되어 있어 줄이거나 늘릴 수 있고 이동할 때 접었다 펴기도 용이하다. 벽은 경첩 구조를 하고 있어서 지진에도 끄떡없다. 지붕은 유연한 재질인 자작나무를 이용하여 원형으로 만든다. 원형 테두리에는 구멍이 보통 60개 정도 뚫려 있고 여기에 장대를 꽂아 벽에 고정한다. 지붕의 원형 테두리를 통해서 안으로 빛이 들어왔고 밧줄을 사용하여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그것은 굴뚝의 기능도 겸했다.

3미터 정도 되는 펠트 천으로 유르트의 외부를 씌웠다.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연초와 소금을 넣은 삭힌 우유에 천을 담갔다가 잘 건조시켜서 사용하였다.

유르트 내부 모습 <출처: vitkomplect.by>

유르트 내부는 누가 어느 자리에 앉을지, 침대는 어디에 놓을지, 어떤 물건을 어디에 놓을지 확실히 정해져 있다. 북서쪽은 신이 머무는 장소로 집안의 제단이 위치했다. 전통적으로 서쪽, 즉 입구에서 왼쪽은 남성의 자리이고 반대편은 여성의 자리로 여겨진다.

유르트 안에서 볼 때 오른쪽은 상석이다. 그래서 남자 손님들을 맞이하는 공간이다. 며느리는 절대 오른쪽으로 다닐 수 없다(딸은 무방하다). 며느리는 다른 종족의 상징인 왼쪽과 연관되기 때문이었다. 또한 왼쪽은 전통적으로 저세상을 의미했다. 누군가에게, 특히 연장자에게 왼손으로 차를 건네는 것은 그 사람이 죽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최고의 모욕이다.

오른쪽에는 마구, 사냥 도구 등 남성들이 사용하는 물건들을 보관하였다. 북쪽이 상석으로 간주된 반면 문과 접한 남쪽 공간은 가장 ‘낮은’ 부분이었다. 손님을 맞을 때도 나이와 신분에 따라 엄격하게 자리를 구분해서 더 나이 많고 신분이 높은 사람은 상석에, 젊거나 신분이 낮은 사람은 문가의 ‘낮은’ 자리에 앉았다.

유르트를 실은 황소 수레의 모습 <출처: www.syl.ru>

부랴트 의복 – 조끼로 기혼여성임을 표시

부랴트인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옷을 만들어 입었다.

전통 남성의상은 겨울용 상의인 ‘데겔’과 여름용 상의인 ‘테를리크’로 나뉜다. 겨울 의상에는 주로 양가죽을, 일상적 데겔에는 목면을, 의례용으로는 비단이나 비로드를 사용하였다.

남성들은 가슴에 장식을 단 푸른색을 즐겨 입었다. 남성의 허리띠는 모양도 다양하고 크기도 제각각이다. 데겔은 길이가 길어서 걸어 다닐 때나 말을 탈 때도 다리가 추위에 드러나는 것을 막아주었다. 품도 깊어서 잔을 넣을 수 있었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바로 자기 잔을 꺼내 차나 뜨거운 스프를 마실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의상은 말을 타고 다니는 생활에 편리할 뿐만 아니라 비상용 모포로도 사용될 수 있었다. 깔고 덮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목록

<출처: qazyx.wink.ws>

<출처: club.osinka.ru>

여성의 의상은 긴 옷과 조끼로 이루어지는데, 나이에 따라 그리고 사회와 가정에서의 위치변화에 따라 다르게 입는다. 처녀는 테를리크나 데겔을 입고 가죽 허리띠를 매서 가늘고 날씬한 허리를 강조했다. 예복으로는 비단실로 만든 허리띠를 맸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처녀들은 조끼를 입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중년 여인은 모양과 장식이 단순한 옷을 입는다. 일상복은 값이 저렴하고 색이 짙다. 기혼여성은 반드시 ‘우우자’(уужа)라 불리는 조끼를 입는다.

우우자는 긴 것과 짧은 것 두 형태가 있다. 짧은 조끼는 허리쯤에서 끝난다. 이는 남자, 특히 시아버지와 같이 있을 때 여자는 머리와 등을 감싸야 한다는 고대 부랴트인의 관습과 연관된다. 긴 우우자는 바이칼 근처에 사는 부랴트인들이 즐겨 입었다. 주로 짧은 우우자에 뒤가 트인 긴 치마를 붙여서 만들었다.

조끼와 연관해서는 재밌는 사실들이 많은데, 칭기즈칸의 통치 시기에는 국가가 옷과 색깔을 법으로 정했다. 사용하는 천, 마름기술, 천의 색깔에 따라 그가 어떤 사회계층에 속하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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