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단층] 소박한 전원의 꿈을 담은 주택
오랫동안 일산 신도시에서 거주해 온 건축주는 벌집같은 아파트 생활이 싫어 최근 전원주택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이에 양평에 70평 남짓한 땅을 마련해 놓고 올 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원하는 집에 대한 생각들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좀 더 구체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설계사무소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전문가답게 자신이 원하는 주택의 모습을 정확히 찾아내 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주택의 다양한 모습을 3D도면으로 미리 볼 수 있어 부부가 원하는 아담하고 예쁜 20평 단층주택의 구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 1 흰색 사이딩에 아스팔트슁글로 외부를 마감한 20평형 전원주택. 벽면 하단부는 사이딩 대신 벽돌쌓기를 하여 외관의 변화와 함께 실용성을 갖추었다. 2 좌측면에서 비스듬히 바라본 모습. 평수가 크지 않아 복잡한 구조설계를 피하여 공간 효율성과 함께 경제성을 확보하였다. 3 같은 구조에 옵션인 데크의 모양을 달리하고 마감자재를 사이딩으로 통일했을 경우의 주택. 테크의 활용도가 돋보인다. 4 배면. 뒤에서 보아도 주택이 밋밋해 보이지 않도록 드라이비트로 변화를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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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희순씨는 작년 10월 양평에 70평 남짓한 땅을 마련했다. 일산이 신도시로 처음 조성될 때만 해도 쾌적한 자연환경, 생활환경이 보장될 것이라 믿었는데 일산은 지금 서울 못지 않은 복잡한 도시가 되어버렸다.
특히 지난해 큰 이슈가 되었던 인근의 러브호텔 등은 김씨 부부의 전원행을 부추기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전원주택 하면 호화주택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러한 통념과 달리 김희순씨는 부부가 단 둘이 살게 될 20평 남짓한 주택을 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아이에게는 통학 시간이 너무 길어 공부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해 학교 근처에 조그만 원룸을 얻어주고 두 부부만이 양평으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건축에 관한한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던 부부는 자신의 결정에 도움을 줄 만한 설계사무소를 찾았다. 늦어도 오는 3월부터는 공사를 진행시킬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생각을 구체화 시키기엔 다소 한계가 있었다.
‘화사한 외관에, 편리한 내부구조, 전체적으로는 아늑한 느낌이 드는 집’ 정도가 집에 대해 건축주가 내세운 조건의 전부였다. 이에 설계사무소에서는 부부의 결정에 도움을 줄 만한 3D 작업에 들어갔다. 자재마감을 달리한 외관은 물론, 내부구조, 지붕모양까지 집을 짓기 전에 다양한 모습을 구경한 후, 비로소 김희순씨는 흰색 사이딩에 경사지붕, 방 두 칸 짜리 아담한 전원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 전용면적 21평이 조금 넘는 이 단층주택은 평당가 150∼2백만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에 짓기로 시공업체와 합의를 보았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사이딩으로 외부를 마감한 이 주택은 안방과 가끔씩 들를 딸아이의 방 하나, 거실, 주방 겸 식당, 서재 등 가족에게 꼭 필요한 공간만으로 알차게 구성되었다. 내부 마감재도 실별 특성에 따라 저렴한 제품과 고급 자재를 적절히 사용하여 경제성을 높였다. 또한 설계사무소에서는 바닥재나 벽지, 걸레받이, 몰딩류에 이르기까지 디테일한 부분의 자재까지도 미리 제시했는데, 이는 건축주 입장에서는 믿음이 가고, 시공자의 입장에서는 공사 진행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좋은 보기가 되었다.
이달부터 공사가 진행되면 두 달 후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데, 시작도 안 한 집짓기에 김희순 씨는 벌써부터 새 집에 필요한 살림살이를 보러 다니느라 여념이 없다.
설계개요 건축면적 : 72.12㎡(21.816평)
연면적 : 66.86㎡(20.225평)
층수 : 1층
구조 : 조적조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슁글
외벽마감재 : 사이딩패널
<도면보기 / 평면 및 투시도>
이 주택은 20평형의 아담한 규모에 맞게 건축주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만으로 설계되었다. 안방과 별도의 방 하나, 거실과 주방 겸 식당 등이 주요 공간. 이밖에 살림들을 수납하기 편리하도록 다용도실을 배치했으며 거실에서 연장된 공간으로 서재가 있다.
이곳은 오픈하여 사용하거나 가벽을 설치하여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해도 무방하다. 특히 외부로의 출입구마다 바깥 데크와 연결시켜 외부공간의 활용도를 높인 것도 이 주택의 특징이다.
전원주택을 마련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견고하고 부실 없는 주택시공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부실의 소지는 언제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설계도면에 있는 내용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시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오차들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비한다면 보다 완벽한 전원주택을 시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웰빙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
요즈음 들어 많은 일상생활에 있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은 ‘웰빙’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주택건축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시멘트나 콘크리트가 주류를 이루던 건축자재시장의 트렌드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어 놓고 있다. 목조주택은 전원주택의 시공 사례 중 가장 먼저 등장한 방식이나, 요즘은 스틸하우스, 황토주택 등 건축주의 취향과 건축비용 및 주변 환경에 맞게 다양한 주택양식을 취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원주택양식으로 보편화되어 있는 목조주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실의 요소를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점검하여 보다 견실하고 안락한 시공을 꾀할 수 있길 기대한다.
구조부의 하중에 대한 고려
목조주택은 주요 구조부재가 목재로 이루어진 주택을 의미한다. 따라서 목조주택에서는 주택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하중들이 주택의 구조부를 구성하는 목재부재들과 목재 결합부를 통하여 전달, 분산된다. 목조주택에서는 하중을 지지하는 목재부재 및 결합부의 강성과 강도가 주택의 변형 및 하자를 발생시키며, 또는 구조적 안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구조부재 및 결합철물의 선택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목구조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비해 유연한 구조이다. 비교적 큰 변형이나 진동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콘크리트 구조물처럼 어느 순간에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는 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국내 제재소에서 제재된 미건조목을 등급이나 강도의 고려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발생하였고, 이것이 주택 전체의 장기적인 구조성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설사 시공완료 후 변형이 없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하중이 작용하기 때문에 주변환경과 날씨 등으로 인해 서서히 변형이 생겨 크리이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구조물로서 필요한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구조계산이 필요하다. 구조물에 작용하는 하중의 종류, 크기, 방향, 성질 등을 종합하여 각 부재에 작용하는 하중의 종류, 크기, 방향, 성질 등을 종합하여 각 부재에 작용하는 인장, 압축, 휨, 현상 및 전단응력의 크기를 계산하고 이를 견딜 수 있는 수종(보통 전나무나 소나무가 이용됨), 치수 및 등급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먼저 구조용 목재의 성질을 확인할 수 있는 등급구분 규정과 그 규정의 정확한 적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공업체들은 구조용 목재를 사용하기 전에 품질확인을 철저히 실시한 후, 올바른 구조계산을 적용하여 주택과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에 책임감 있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집 구조
목조주택의 설계치수는 내부가 아닌 건물의 외곽치수를 뜻한다. 아파트의 경우는 안목치수를 기준으로 시공하기 때문에 건축주가 아파트의 평수처럼 이해했다가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집을 설계했다는 오해를 하기 쉽다.
다른 한편으로 규모가 설계보다 작다고 생각하기 쉬운 요인에는 목조주택이 아파트와 시공방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아파트는 양옆이 다른 집과 붙어있는 설계지만 전원주택의 경우 사방이 모두 트인 곳에 설계되기 때문에 각각의 공간이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확보한 뒤 설계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로 인해 여분의 공간이 발생하게 된다. 즉 복도나 거실 등과 같은 지역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것은 자칫 건축주에게 불필요한 공간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건축주들은 각 공간의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따라서 건축주는 아파트에서는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계단, 복도, 붙박이장 등의 공간이 평수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요인
목조주택은 기초공사 -> 구조공사 -> 벽체공사 -> 지붕공사 -> 외장공사 -> 내장공사 등의 순서로 시공된다. 기초공사과정에서 건축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지내력이 충분히 확보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며 무엇보다 바닥의 수평이 제대로 맞춰져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경사진 지역이나 지지층이 약해 수평이 제대로 맞춰지지 않은 상태로 목조주택을 지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공사 마무리 후 벽체공사에 들어갈 때 패널을 붙이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못이 녹 슬었는지의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녹슨 못을 사용했다가는 예쁘게 막마된 사이딩 자재가 변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벽체공사 역시 직각, 수직, 수평 등이 정확하게 맞춰졌는지 살펴야 한다.
목조주택의 지붕은 특별히 투수처리가 잘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목재가 습기에 강하다고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누수 및 결로현상으로 인해 전기감전이나 크랙, 할열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붕 안에 환기구를 설치하고 환기시설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목조는 건조한 환경일 때 자체적으로 함유하고 있던 수분을 내부에 제공하고 습기가 많을 때는 자체에 습기를 보유하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는 효과는 있지만 특별히 습기방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외벽공사 과정에서 외벽에 방습용 페이퍼를 붙이고 창호를 설치하며 빗물이 새어들기 쉬운 창문은 누수방지를 위한 플레싱 처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외벽공사 과정에서 외벽에 방습용 페이퍼를 붙이고 창호를 설치하며 빗물이 새어들기 쉬운 창문은 누수방지를 위한 플레싱 처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장공사를 할 때, 바닥의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마루재를 설치해야 변형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멀쩡해 보이는 지붕에서 물이 샌다.
보기에는 멀쩡한 지붕에서 물이 새어 당황한 경험이 있는가. 특별히 지붕에 구멍이 생기지 않았음에도 물이 새고 있다면 결로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목조주택은 목재가 지니고 있는 함수율(함유수분율)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거생활양식의 특징상 습기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실내에서 발생한 각종 습기가 벽체나 천장의 자재를 통해 외부로 발산하게 되는데 겨울철이나 바깥의 기온이 떨어졌을 때 내, 외벽 사이의 공간에서 습기가 냉각되어 결로가 생기게 된다. 이것이 날씨가 풀리면서 녹기 때문에 물이 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통풍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습기가 증발하여 머무는 지붕에 통풍장치를 설치하게 되는 겨울에는 결로현상을 막고 여름에는 실내 기온을 시원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붕에 통풍시설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내부나 외부에서 발생한 열기가 천장으로 올라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붕을 덮고 있는 슁글 등에 변형을 가할 수 있다. 지붕 뿐 아니라 사이딩에도 통풍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시공해야 한다. 이것은 외벽 이음새 부위에 0.25인치 정도 간격을 두고 시공을 하면 공기와 습기가 원활하게 유통되어 사이딩 자재 및 목재의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단열성 좋지만, 찬바람엔 약하다.
적절하게 시공된 경량 목구조는 일반 주택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매우 뛰어나다. 목재는 그 자체로 단열 및 보온성능이 뛰어나며, 목조주택은 그 구조상 단열 및 보온처리가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목재의 단열성능은 콘크리트의 7배, 철의 176배, 일반 단열재의 1.5배 이상이라고 한다.
또한 목조주택은 경골구조의 벽체, 바닥 또는 천장구조에는 구조부재들 사이의 공간이 있으며, 이 공간에 구조부재와 동일한 두께만큼 단열재를 채우는 것으로 단열효과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같은 평수의 목조주택과 일반주택을 비교할 때, 냉 난방비를 30%정도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자료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목조주택의 단열성이 높다 해도 고려해야 할 것이 분명 있다. 시공하려는 주택에 맞는 크기의 창호를 선택하는 일이다. 전원주택의 외관을 보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창문을 크게 내려고 하는 건축주가 많이 있는데, 필요이상으로 창문을 크게 내면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겨울에 춥고 바람이 새는 고충을 겪어야 한다.
전원주택은 산 속이나 강가에 시공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창문보다는 시스템 창호로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창호를 쓴다 하더라도 유리자체의 단열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큰 창문을 적용하면, 특히 겨울철에 따뜻한 실내생활을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창호 업체들은 기술개발로 인해 특수 제작된 시스템 창호에 유리를 이중, 삼중 구조로 제작하고, 열반사 코팅이나 필름처리 등을 적용하여 단열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한편, 창호 이외에도 단열성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굴뚝이다. 굴뚝은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통로로 인테리어적인 기능은 살릴 수 있지만 단열기능은 저하시킬 수 있음을 감안하여 시공해야 할 것이다.
통나무 벽체에 발생하는 ‘틈’
목조주택 중 하나인 통나무집은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하고 시공을 한다고 해도, 문틀이나 창문 혹은 벽체에 틈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틈은 적절한 시기에 잡아주지 않으면 주택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목재를 평평하게 만들어 조이는 타입으로 시공을 하지만 통나무 벽체는 연결부위를 파서 결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틈은 문들 시공시 벽과 2~3cm정도 공간을 두고 설치하며 벽체를 파서 문틀의 홈에 끼우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벽체의 경우는 매우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치밀한 계획 하에 전원주택을 설계했다고 하더라도 틈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칭킹(chinking)처리를 해주어야 한다. 예전에는 폴리우레탄폼으로 메우기도 했으나,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위험요인이 될 수 있어 아크릴 라텍스 등과 같은 대체제품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리 고려하면 대처할 수 있는 부실
목조주택은 콘크리트, 흙, 벽돌, 유리섬유, 스티로폼 등에 비하여 실온변동비가 적고, 흠음률이 높아서 실내의 음이 울리지 않고 빠른 시간 내에 감쇠되며 잔향시간이 짧은 특징이 있다. 아울러 목조주택은 시멘트로 시공된 주택에 비해 포르말린 방산량이 적어 각종 냄새와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또한 수많은 세포들로 이루어진 목재는 구조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나타내며 세포내강의 공기층들이 높은 단열성능을 나타내게 한다.
구조적으로 볼 때도 현대식 경골 목구조에서는 스터드, 장선, 서까래 등의 골조부재 사이에 단열재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므로 구조체 자체의 두께를 줄이고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하면서도 만족할만한 단열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장점은 시공과정에서 치밀하게 설계하고 부실요인을 줄이는 노력이 가해질 때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주택은 그 내부에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며 거주자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존하는 가장 가치있는 자산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견고하게 시공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주택의 설계 및 시공자는 주택 거주자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건축주 역시 자신이 살 곳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시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흙집 짓기에 있어
우리나라의 흙집은 심벽집, 토담집,황토벽돌집, 귀틀집,담틀집, 통나무쌓기집, 기와쌓기집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벽체를 어떻게 쌓느냐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른 것이다.
지붕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와집, 너와집(나무너와집, 돌너와집), 굴피집, 초가집...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사실 내집짓기를 할 때 벽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 짓는 이가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기준을
본인이 어떤 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느냐 차이일 뿐이라고 본다.즉, 어떤 집이 더 좋고 안 좋고는 없다는 것이다.^*^
잘 지은 집이, 정성껏 지은 집이 가장 좋은...훌륭한 집일게다.
이번 교육 과정에서는 통나무쌓기 방식을 벽체로 택하였다. 그 이유는 일차 마무리가 어떤 집보다 빠르다는 것과, 나무와 흙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가장 가깝게 집으로 전환이 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고...큰 기술과 재료비 없이 벽체를 마감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택한 것이다.
이 방식에 있어 벽체쌓기의 방법과 문틀,창틀 놓기 그리고 처마도리 돌리는 방법, 원형이었을 때 서까래를 기둥 없이 물리는 방법 등이 다른 집과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점일 것이다. 그 외에 지붕판재 올리기나 흙올리기, 지붕 마감재 처리하기 등은 여타 흙집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 집은 원형이었을 때 가장 구조적으로 안정되고...짓기도 편하고...힘의 하중이 고루 분배되기 때문에 튼튼하다고 본다. 미적으로도 이 집은 사각이나 모난 것보다는 원형이 되었을 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원과 둥그런 나무와 둥그런 지붕과...그 안애 살게 될 사람도 둥글다면...^^
이번 교육에서는 목수 교육이 더 중점이 될 수도 있다...왜냐하면 나무를 다루고...치수를 정확히 재고...공구를 사용하여 원하는 대로 나무를 갖가지 문틀이나 창틀로...구조재로...마감재로...보강재로...활용할 수 있어야 사실 집을 지을 수가 있다.
벽체는 실패하면서도 그럭저럭 어떤 벽이든 초보자도 쌓을 수 있다.기실 부닥치는 지점은 나무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나 지붕을 꼼꼼히 처리하는 데에 있다고 본다.
좋은 흙이란...
좋은 흙은 봐서 좋고...냄새 맡아서 좋으면 좋은 흙이다...^^
사실 집을 짓고 못 짓고의 흙이란 없다...어떠한 흙도 집의 재료가 될 수 있다...그러나 기왕이면 누런 황토가 좋겠다.
빨간색이 짙은 붉은흙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점질이 많이 부족할뿐더러 다른 마사나 모래와 섞임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구조재로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점성이 너무 센 황토는 적당히 마사토나 세모래와 섞어서 써야 그 갈라짐이 덜핟다.
벽체가 아닌 바닥 마감 황토는 물이 아닌 천연 접착물질과 (도박, 우뭇가사리, 느릅나무껍질, 찹쌀풀...) 갈라짐을 방지할 수 있는 천연 물질 등과 적당히 배합을 하여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경작하던 논이나 밭의 흙을 파서 쓰는 것은 삼가야 한다. 잔류농약이 있기 때문에...오래 묶은 논밭의 흙은 사용해도 되겠지만 가급적이면 산이나 오염되지 않은 곳의 흙을 써야할 것이다.
자재 산출 및 사용
원형흙집의 경우 흙 소요량은 대충 15ton 덤프 세 대가 10평 정도 지을 수 있는 분량이다. 벽에 박는 나무를 적게 늘수록 당연히 흙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바닥 미장과 지붕에 올릴 흙 또한 계산해야 하기에...대략 10평을 짓는다면 덤프 5대 정도는 흙을 받아야 넉넉히 사용할 수 있다. 만약 5대를 받으면 4대는 미리 반죽하여 비닐을 덮어
오래 숙성 시킬수록 흙반죽이 좋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1대 정도는 비닐을(까만) 덮어 보관해두고 여러용도로 사용하면 좋다.
목재의 경우
1. 벽체목 - 소나무나 잣나무 전나무 등을 사용하면 된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등의 나무를 사용해도 되는데...돈이 많으면 이런 나무를 써도 된다...^^ ..5ton 차로 1차 정도면 5평에서 10평 정도 지을 수 있다. 차이가 이렇게 많은 것은 나무를 많이 넣거나 적게 넣거나에 따라 달라진다. 흙돗까비는 보통 20평을 지어도 5ton 한 차를 다 못쓴다. 나무를 적게 넣느냐 많이 넣느냐는 일단 개인의 미학적 판단에 다름하면 될 것이고...많이 넣을때는 시작 공정은 빨라지나 마무리 공정에 힘이 많이 들게 된다. 많이 넣느냐 적게 넣느냐가 구조적인 안정성과는 사실 별반 차이가 없다.
벽체목은 산판에서 사 한 두 해 묵혀서 쓰거나, 어느 정도 건조된 것을 구입해 껍질을 벗겨 사용하면 좋다. 그렇지만 생목을 써도 사실 큰 차이는 없다. 나무가 젖은 흙속에 박히기 때문에 습을 고스란히 빨아들이기에 마르지 않은 나무를 써도 크랙 등에는 별반 차이가 없게 되는 것이다. 단, 우수가 지나 자른 나무가 좋겠죠...^^ (물이 차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6자 정도의 짧은 것을 화목값으로 구입해야 될 것이다.
이렇게 나무를 구입하면 그 중에 휘거나 본인 맘에 드는 놈을 여럿 골라 통창용으로 사용하거나 툇마루 등을 놓을 때 사용하면 좋다.
나머지는 필요한 만큼 자르는데...길이는 벽체 두께가 35-40cm 정도이니까 40cm 와 45cm 정도로 잘라놓는다. 내벽에 사용하려면 양쪽벽이 모두 편편해야 주거함에 있어 편리하므로 내벽을 만일 30cm로 흙벽을 다진다면 나무도 30cm 짜리로 잘라놓아야 될 것이다.
2. 서까래 - 낙엽송이나 편백이 주로 쓰인다. 둘 다 말구 기준 3치 두께에 12자 이상의 길이를 가진 것을 사면 된다.
낙엽송은 단단하지만 비틀어지고 갈라지는 단점이 있고, 작업시 가시에 손과 몸이 고생하게 된다. 편백나무는 무른 반면 향이 좋고 작업이 좋다.
이것들은 껍질을 벗겨 그라인딩을 하고 사용한다.
3. 문틀목 - 육송 큰 게 있다면 좋겠지만 가격도 비싸고...보통 미송(더글라스 퍼)을 쓴다. 미송을 10cm 두께 혹은 원하는 두께로 폭이 한 자 정도 나올 수 있는 나무를 선택해 켜두면 된다. 미리 지으려는 집의 문 과 창호를 계산해 그에 맞게 나무계산을 해야 한다. 이때 문틀목을 가지고 문을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다.
첫째, 문틀 개수가 많다면 나중에 문을 별도 제작해도 비용차이는 없다.
그러나 한 두개 등 개수가 적다면 미리 문을 사거나 사이즈를 확인해 그 문에 문틀을 맞춰야 할 것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미닫이든 여닫이든 문과 문틀이 같이 들어가야 할 경우 기성문의 문틀보다 0.5cm 정도 만드는 문틀을 크게 제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틀을 만들때는 길이대로 단순하게 잘라 못질을 하는 방법이 있고...장부와 장부구멍을 파고 끼워넣는 방식, 하우징홈을 파 끼워넣는 방식 등 다양하다. 그 규모나 흙의 무게 등을 고려해 적절히 적용해야 할 것이다.
4. 개판용 송판 - 단단한 낙엽송이 무늬도 좋고 사용하기 편하다. 편백을 사용하려면 좀 두껍게 키는 게 좋다.
두께는 보통 18mm 이상으로 폭은 12-15cm 정도에 6자로 맞춰온다. 12자로 하지 않는 건 원형집은 서까래를 방사형으로 걸기 때문에 길어야 불편하기만 하다. 그리고 맞배지붕일 경우에도 가급적이면 6자로 거는 게 덜 뒤틀린다.
낙엽송은 켜서 오는 가격이 보통 사이당 1100 -1200원 사이다.
지붕면적은 바닥 면적의 2.5배 계산을 해야 할 것이다.
5. 피죽너와를 사용할 경우 - 피죽너와는 육송피죽이나 편백나무 피죽을 사용하면 된다. 편백나무는 한 다발에 30만원 정도 하는데...10평 기준으로 2다발 정도 소요된다.
6. 그 외 각목 5cm * 5cm *12자에 준하는 것을 준비해야 하고, 지붕에 흙을 올릴 때 흙막이 등으로 사용할 4cm * 12cm *12자 정도의 각재를 준비해야 한다. 이것들은 싼 나무를 사용하면 된다.
7. 지붕 작업에 쓰일 합판은 3*6 짜리 12mm 연부합판을 준비하면 된다. 이거는 중국산 싼 것 (9.000원 정도)을 써도 사실 무방하다.
***그외 100T 120T 70T 50T 등의 종류별 파이프 몇 개와...
파이프 연결 엘보우 등과 굴뚝 및 구들 재료, 전기재료는 미리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원형흙집 평수 계산 방법
사각이면 가로 세로 곱해 3.3을 나누면 되잖아요.
원형일 땐, 반지름*반지름*3.14 = 원넓이
이 원넓이를 3.3으로 나누면 평수지요...^^
보통 간단하게 반지름 * 반지름 * 0.95 하면 평수가 떨어져요...^^
원형 흙집이든 일반 사각집이든 평수는 벽체의 중간을 기준으로 하거든요. 그러므로 벽두께가 40cm 라면 반지름 계산할 때 20cm 가 추가되어야 겠지요...
흙집 지을 때 필요한 공구
1. 엔진톱 ( 원형 흙집만 지을 때는 그리 큰 용량이 필요하지는 않지만...기왕에 산다면 5 -60 cc 이상의 용량이 되는
걸 사야 고생을 덜 한다.) 허스크바나 357XP / 존스레드 262 등과 스틸, 신다이와 중에서 고르면 될 것이다.
2. 원형톱 (7인치 - 7과 몇분의 몇인데 걍 7인치로) 는 꼭 필요하고, 문틀목을 만약 원형톱으로 만든다면 9인치 이상의
것이 필요한데...값이 좀 나간다.
3. 콤프레샤 및 타카 (콤프레샤는 살 때 3마력 짜리를 사는 게 후회 안한다. 64mm 까지 쏠 수 있는 큰 것과 / 30mm
이하 핀을 쓸 수 있는 것 두 개정도 준비하면 된다.)
4. 그라인더 (4인치와 7인치를 많이 쓰는데...두 개 다 있으면 좋고...없으면 4인치만 있어도 된다...
참고로 그라인더는많을수록 편하고 좋다)
5. 전기대패 및 손대패 (전기대패는 3인치와 5인치가 있는데...솔직히 둘 다 있는 게 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면 최소한 3인치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아니면 손대패로 천천히 밀든가...^^)
6. 드릴 ( 피스등을 박거나 구멍을 뚫어야 하므로...최소한 햄머드릴(정.역회전 기능) 1000w급과 그 보다 작은 것 하나 정도는 갖고 있는 게 좋다.
7. 오비탈 샌더기(사각) (문틀 등을 보다 매끄럽게 다듬고 싶은 사람들은 하나 정도 갖고 있으면 요긴하게 쓰인다)
8. 스크라이버 (원목 통창을 자연스럽게 만든다거나 각종 가구를 만들 때도 쓰일 수 있는 것인데...있으면 좋고...없으면 또 다른 방법도 있고...)
9. 슬라이딩 미터 쏘우 (각재 등을 빠르게 절단할 수 있는 것으로 없어도 되고...기왕 살 것이라면 슬라이딩 기능이 있는 게 활용범위가 좋다)
각종 수공구
*직각자(곱자) - 50cm * 30cm 짜리가 주로 쓰이는데...한옥목수를 안할거면 양쪽이 모두 cm로 표기된 것을 사는 게 편리하다.
*일반 빠루망치 및 중망치
*먹통
*수평계(짧은 것과 중간 것 긴 것 ...이렇게 세 가지 정도를 갖고 있는 게 좋다)
*다림추(흔히 사게부리라 불리는 정추) -기둥 등을 세울 때 이것을 쓰기도 하고 아님, 수평계로도 할 수 있다.
*각종 끌 - 50mm 짜리 30mm 짜리 등 몇 개 정도 있어야 하겠다.
*낫 - 나무껍딱을 벗길 때 주로 쓰고, 낫이 아니면 서양식 양손낫을 사도 되고...특별히 끌 등을 맞춰 삽자루 등에 끼워 밀면서 껍딱을 벗겨도 된다.
*짜귀(자귀) - 옹이 등을 쳐 낼 때나 나무를 조금 쳐내거나 자를 때 쓴다.
*실
*물수평 호스
개그맨 김병만(37)에게 이번 집짓기는 여느 다른 연예인의 집 마련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는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연기자의 꿈을 안고 서울에 와서도 칠전팔기로 개그맨이 되기까지 고생스러운 삶의 흔적을 갖고 있다. 연예인으로서는 늦깎이로 명성을 얻은 뒤 이번에 짓는 집이 바로 그의 명의로 된 첫 번째 집이 될 것이다. 그만큼 김병만은 이번 집짓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일정이 없는 날이면 그는 가평으로 달려왔다.
이른 아침이면 공사 현장에 와 오후 늦게까지 현장 작업자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건축가, 현장 작업자들과 함께 새참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에서 연예인의 이미지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는 “집짓는 공사에 참여하는 게 고되기는커녕 매우 즐겁다”며 “꿈꾸던 집이 한 단계 한 단계 형태를 갖춰가면서 성취감도 크다”고 말한다.
2013년 4월 26일
‘고수레’와 굴삭기
경기도 가평의 신선봉 중턱의 공사 부지까지는 아직 도로가 닦이지 않아 굽이굽이 험한 흙길이다. 오전 8시 흙먼지를 일으키며 김병만이 도착했다. ‘정글의 법칙’ 촬영으로 장기간 해외에 나가 있어 설계 회의를 마친 지 거의 한 달 만이다.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건축가들과 함께 아무 사고 없이 공사가 진행되기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냈다. 김병만은 돼지머리에 돈을 꽂고 절한 후 시루떡을 잘라 ‘고수레’를 외치며 산의 정령에게 바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고수레를 외치며 ‘집이 완성되면 오래가게 해 주세요’. ‘몇 년이 지나도 새집 같은 느낌이 나게 해 주세요’라고 빌었어요.”
공사의 첫 번째 단계는 땅파기. 김병만이 설계한 집의 모양에 맞게 땅을 파야 한다. 경기도 가평에서 적용되는 권고안에 따라 90cm 깊이로 건물 부지를 파야 했다. 이 정도 깊이로 땅을 파고 버림 콘크리트(땅 판 곳을 콘크리트로 채워 건물 기반을 닦는 준비 작업)를 부어 넣어야 땅이 얼고 녹음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등 침하(건축물이 수평에 어긋나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현상)를 막을 수 있다.
김병만이 땅을 파기 위해 직접 굴삭기 운전석에 앉았다. 일반인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김병만은 개그 프로 ‘달인’을 할 때 굴삭기로 묘기를 보인 적이 있어 그때 배워둔 실력을 과시했다. 현장에 있던 굴삭기 기술자가 감탄할 정도로 김병만은 굴삭기를 능수능란하게 조작했다. 오전 중 땅파기를 어느 정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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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판 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정해진 깊이대로 파졌는지 알아보는 측량이다. 김병만은 건축가들에게 측량법을 배우며 삼각대의 레벨기를 들여다보고 수치를 부르기도, 파인 곳에서 눈금이 그려진 막대(스터프)를 세우기도 했다. 이번 건축에서 수평·수직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마감 일체형 단열 거푸집(이하 일체형 거푸집)’공법을 시도할 예정인데, 거푸집을 하나씩 조립해 나가는 이 공법은 수직·수평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설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 가평의 날씨는 비와 햇볕이 오락가락했다. 김병만은 비가 오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측량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그리고 파 놓은 땅에 비닐을 깔고 콘크리트를 부을 레미콘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후 늦게야 레미콘이 도착, 버림 콘크리트를 부었다.
“(콘크리트가 부어지는 곳을 가리키며) 지금 이곳은 냉장고가 놓일 곳이에요. 설계의 모든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제가 잘 알죠.”
5월 3일
단열에 특화된 신개념 거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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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콘크리트가 굳기를 기다린 후 1주일 만에 김병만이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1층 외벽을 세우기 위한 거푸집 설치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공을 맡은 발트하임의 박정진 대표는 설계 회의 이후 단열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가 비로소 찾은 게 일체형 거푸집 공법이다. 이 공법은 일본에서 약 14년 전 개발돼 수십 만 가구에 적용될 정도로 일반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경기도의 전원주택 단 몇 채 정도에만 적용됐을 뿐이다.
우선 국내의 일반적인 기존 공법을 살펴보자. 철근을 세운 뒤 나무판 거푸집을 이용하는 유로 폼 공법이 대중적이다. 나무 거푸집은 못이나 핀 등으로 연결한다. 공사 현장을 가보면 건물 기둥에 나무판이 붙어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거푸집 사이 공간에 콘크리트를 들이붓고 굳은 뒤 나무판 거푸집을 떼어낸다. 그리고 외벽에는 마감재를, 내벽에는 단열재를 본드 등을 이용해 붙이는 일련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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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체형 거푸집 공법은 나무판 대신 플라스틱(FRP)소재를 이용하고 볼트와 너트를 이용해 설치한다. 이 때문에 목수가 아니더라도 김병만과 같은 비전문가도 볼트와 너트만 조일 수 있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내벽에는 단열재(스티로폼에 마감재인 석고보드가 붙어 있는 일체형)를 바로 거푸집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를 부은 후 단열재와 밀착해 굳기 때문에 기밀성이 뛰어나다.
유로 폼 공법은 본드를 이용해 완성된 콘크리트 벽에 단열재를 붙였을 때 완벽하게 밀착되지 않고 세밀한 공간이 발생한다. 단열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차가운 콘크리트와 따뜻한 단열재 사이에서 결로 현상(이슬 맺힘)을 일으켜 벽에 곰팡이가 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편 내벽에 단열재를 붙이는 본드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일체형 거푸집 공법은 벽뿐만 아니라 천장 설치에도 단열재가 거푸집으로 붙기 때문에 단열성을 극대화한다. 보통 천장에는 단열재가 들어가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플라스틱의 매끈한 재질 때문에 콘크리트가 굳어도 깨끗한 단면이 가능해 외장 콘크리트 자체로 외벽 마감재 작업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일체형 거푸집 공법의 단점은 나무 거푸집에 비해 플라스틱 소재의 단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 거푸집을 이용할 때 ▷거푸집 설치 및 해체 ▷외장 마감 ▷내장 마감 ▷천장 마감의 과정이 이어지는 데 비해 일체형 거푸집은 단 하나의 과정으로 이를 모두 끝낸다. 그 덕분에 공사 일정을 줄여 비용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 일체형 거푸집을 이용할 때 착공 후 20일이면 한 층이 완료된다. 나무 거푸집 때보다 보름 정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김병만은 이 공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다. 굳이 공법에 대해 깊이 알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김병만은 호기심이 발동해 계속 캐물었다.
“배운다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이죠. 뭐가 됐든 배워 두면 나중에 개그 소재를 찾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이 작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후 김병만은 거푸집 설치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1층 외벽에 쓰일 플라스틱 거푸집에 (콘크리트가 굳은 후 떼어내기 쉽게) 기름을 칠했다. 그리고 묵묵히 외벽에 하나씩 거푸집을 세운 후 볼트와 너트를 조여 고정해 나갔다. 어느새 1층 벽의 모양대로 거푸집이 다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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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창호등급제? 수입제가 더 싸다?
이날도 김병만은 현장을 찾아 거푸집 설치 작업에 열중했다. 전기톱을 이용해 단열재를 크기에 맞게 자를 때 집중하는 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과연 ‘달인’다운 면모다. 그는 “개그 지망생 시절에 아르바이트로 해보지 않은 게 없다”며 “공사장 잡부뿐만 아니라 전기 배선 연결 공사 등 그때 해 봐서 조금 익숙하다”고 말한다.
이날 공사 현장에 창호 업체 관계자들이 찾았다. 김병만의 집에 시공될 창호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창호나 현관문은 단열에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외벽으로 단열성을 높였다고 하더라도 창문을 통해 내부 열기가 다 빠져나가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김병만의 집에는 1층과 2층에 총 24개의 크고 작은 창이 설치된다. 김병만의 집은 패시브 주택(난방을 최소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친환경 주택)을 지향하므로 창호 선택에도 신중을 기했다. 창호업체 아이너의 고재령 대표는 “지리산의 수도원에서도 시스템 창호를 적용해 추운 겨울에도 특별히 난방 없이 지낼 수 있다”며 “시스템 창호의 완벽성만 갖춰지면 패시브 주택의 난방비 제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병만은 건축가들과 함께 여러 가지 창호를 조사하면서 재미있는 사실 몇 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창호에도 전자 제품이나 자동차처럼 에너지 효율 등급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창호 등급제로 열효율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1~5등급까지 있으며 국내에는 1등급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3중유리는 2등급이 대부분이고 2중유리는 2.4~2.7등급 정도면 선택해도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었다. 창호의 보디와 새시는 나무·알루미늄·플라스틱 등 여러 소재가 있었고 2중유리인지 3중유리인지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물론 가격대도 차이가 많이 났다.
패시브 주택을 구현하기 위해 시스템 창호로 하기로 마음먹고 범위를 좁혀 나갔다. 시스템 창호의 특징은 일반 창호의 단점인 창틀과 유리 사이의 틈을 없애기 위해 단면을 여러 번 꺾어 접합부를 많이 늘렸다. 이에 따라 기밀성·단열성·방음·수밀성 등을 탁월하게 개선한 제품이다.
시스템 창호를 알아보던 중 김병만은 이상한 점을 알게 됐다. 시스템 창호는 수입산이 국산보다 더 싸다는 것이었다. 상식적으로 국산 시스템 창호가 독일이나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것보다 싸야 하는 것이 맞는 데 말이다. 업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국산은 대기업 3사가 거의 모든 건축물에 공급하고 있고 외국 브랜드는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후 공급하기 때문에 수입재의 가격이 떠 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병만의 집을 기준으로 24개 시스템 창호를 설치하는 데 수입산은 견적이 1400만 원 나왔다. 반면 국산 브랜드는 2000만 원 가깝게 나왔다. 결국 김병만은 이탈리아제 시스템 창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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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1층 ‘공구리’ 치는 날
건축 업계에서는 소위 ‘공구리(콘크리트 타설)’ 치는 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일련의 거푸집 작업을 마치고 콘크리트를 잘 부어야 튼튼한 골조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콘크리트를 붓고 굳을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하므로 작업자들이 이날 술도 한잔하고 조금 쉬기도 한다. 오후에 레미콘이 오기로 되어 있어 막바지 1층 천장의 철근 용접 작업이 이뤄졌다. 김병만은 용접에도 나섰다. 내진 설계가 되어 있어 철근이 촘촘히 교차하고 있다. 이를 일일이 용접해야 콘크리트를 부을 때 압력에 의해 변형되지 않는다. 용접하는 동안 뜨거운 불 앞에 있기도 하고 날이 점점 더워져 김병만의 옷은 흠뻑 젖었다. 이날 레미콘이 늦어져 오후 8시 깜깜해진 후에야 ‘공구리’가 가능했다. 김병만은 이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구리 작업을 지켜보고 관계자들과 가평의 유명한 잣막걸리를 마시러 갔다.
5월 18일 1층 골조 완성
석가탄신일과 연결된 연휴 가운데 김병만이 새벽에 공항에 떨어졌다. ‘정글의 법칙’ 다음 편을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스카이 다이빙 자격증을 따러 갔다 오는 길이다. 오전 7시에 공항에서 출발해 역시 그가 바로 향한 곳은 가평 공사 현장이었다. 해외 일정과 밤 비행기로 피곤할 텐데 말이다. 김병만은 9시쯤 공사 현장에 도착해 1층에 부었던 콘크리트가 잘 굳었는지 확인했다. 건축가들이 아주 매끈하게 잘됐다는 말에 김병만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날 김병만은 볼트와 너트를 풀어 거푸집을 해체했다. 그리고 완성된 1층 골조 위로 2층 거푸집을 설치했다.
김병만의 집짓기TIP
1. 땅을 파고 부어 넣는 기초 콘크리트는 동결심도(땅이 얼고 녹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땅의 깊이) 기준 밑으로 타설, 집이 한쪽으로 내려앉는 것을 방지하라.
2. 천장에도 단열재를 넣는 것이 단열 효과를 높인다.
3. 연속되는 단열재 설치가 꼼꼼히 됐는지에 따라 기밀성을 좌우한다.
4. 창호를 선택할 때 에너지 효율 등급제를 확인하라.
5. 햇볕이 잘 드는 남쪽·동쪽에는 가급적 열리지 않는 조망창을 설치하고 햇볕이 약한 북쪽·서쪽에는 최대한 작고 환기 위주의 창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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