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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덩굴식물

정성연 2017. 5. 11. 09:57

덩굴식물

감고 올라가야 산다

줄기가 위로 곧게 자랄 수 없어 이웃의 기둥을 의지해 살아가는 식물을 ‘덩굴식물’이라고 한다. 주변의 키 큰 식물에 둘러싸인 덩굴식물은 광선을 향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따라서 덩굴식물은 주변의 기둥이 될 만한 버팀목만 있으면 줄기에 부착하거나 감고 올라가 충분한 광선과 생활 공간을 확보한다. 곧게 설 수 없는 덩굴줄기의 약점을 키 큰 식물을 기둥으로 이용하는 생존 전략으로 극복한 것이다.

능소화

큰 나무를 기둥삼아 높이 올라간 능소화는 기둥 나무가 넘어지지 않는 한 충분한 광선을 받으며 살 수 있다.

노박덩굴

노박덩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노박덩굴 줄기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노박덩굴 줄기

담쟁이덩굴

담쟁이덩굴

환삼덩굴(풀)

환삼덩굴(풀)

며느리배꼽(풀)

며느리배꼽(풀)

Tip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새삼과 칡의 생존 경쟁

새삼과 칡

자연계에는 영원한 강자란 없다. 아무리 강한 자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공격을 받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숲의 나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산불과 사람이다.

하지만 불이나 사람 못지않게 무서운 적은 칡을 포함한 덩굴식물이다. 칡은 주변의 키 큰 나무가 있으면 이를 기둥삼아 감아 올라간다. 빠르게 기둥을 감아 올라간 칡은 가지를 치고 넓은 잎을 많이 달아 기둥나무를 뒤덮는다.

끝내는 칡의 잎이 기둥나무를 덮어 버려 햇빛을 받을 수 없는 나무는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죽게 된다. 그러나 칡에도 무서운 천적이 있다. ‘새삼’이라는 기생식물이다. 새삼은 칡의 줄기를 휘감아 양분을 빼앗아 생존을 위협한다. 칡이 ‘뛰는 놈’이라면 새삼은 ‘나는 놈’이 되는 격이다.

Tip 칡과 등나무의 갈등 관계

칡과 등나무는 둘 다 콩과덩굴식물이다. 주변에 기둥이 될 나무만 있으면 감아 위로 올라간다. 그런데 등나무 줄기가 기둥을 감는 방향이 칡과는 서로 반대이다. 옆에서 보면 칡 덩굴은 반시계 방향(오른쪽 감기)으로, 등나무 줄기는 시계 방향(왼쪽 감기)으로 감아 올라간다. 만일 두 식물의 줄기가 같은 기둥을 감아 올라간다면 얼기설기 휘감겨 꼬인 실타래처럼 될 것이다. 칡()과 등()나무 줄기가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감아 뒤엉켜 풀리지 않는 것처럼 둘 사이의 의견이 맞지 않아 풀리지 않는 관계를 칡과 등나무에 빗대어 ‘갈등 관계’라고 한다.

칡 덩굴(오른쪽 감기)

칡 덩굴(오른쪽 감기)

등나무 덩굴(왼쪽 감기)

등나무 덩굴(왼쪽 감기)

칡 꽃

칡 꽃

등나무 꽃

등나무 꽃

[네이버 지식백과] 덩굴식물 - 감고 올라가야 산다 (신비한 식물의 세계, 2016. 4. 15., 대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