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목계(木鷄)

정성연 2013. 5. 16. 16:14

목계(木鷄)는 삼성의 고(故) 이병철회장께서 이건희회장께 교훈으로 선물하신 것으로,


장자(莊子)의 달생편(達生篇)에 나오는 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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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닭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라는 사람이 왕의 지시에 따라 싸움닭을 훈련시켰습니다.


열흘쯤 뒤 왕이 "이제 대충 되었나?"고 물었습니다.


기성자는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는중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열흘이 또 지나 왕이 "이젠 대충 되었겠지?"고 묻자,


그는 "아직멀었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립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묻자


기성자는 "아직도 훈련이 덜 됐습니다.


적을 오직 노려보기만 하는데 여전히 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열흘이 지나 왕이 묻자


기성자는 "대충 된 것 같습니다. 상대 닭이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덤벼도 전혀 동요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나무로 만든 닭 같습니다.


다른 닭들이 보고는 더 이상 반응이 없자 다들 그냥 가버립니다"라고 기성자는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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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계는 "나무로 깎은 닭"이지만 그 뜻은 "최고의 경지에 이르러 무엇에도 흔들림이 없는 상태"를 이릅니다.


상대가 아무리 물어 뜯으려 해도 나무로 깎아 만든 닭처럼 초연하게 대처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또 싸움닭이 잘 훈련되어 있으면 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위용을 갖춰 어떤 싸움닭도 범접하지 못한다는


즉, 칼을 들고 있되, 휘두르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최선의 상책이라는


손자병법의 상지상(上之上,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의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왕이나 기업의 CEO나 모두 산같은 듬직함이 있어야지


너무 나서기 좋아하고 경박하게 굴어서는 아니된다는 의미를 우회적으로 간언한 것입니다.


깊은 물은 메아리가 없고 메아리가 있는 물은 깊지가 않습니다.


매는 조는 듯 날개를 접고 있지만 짹째대는 참새보다 무서운 법이고,


호랑이는 병든듯 느릿느릿 걷지만 사납게 짖어대는 개보다 무서운 법입니다.


진정한 고수는 허한듯 자신을 숨겨도 누구든 함부로 싸움을 걸지 못하는 법입니다.


싸워서 이기면 상처를 입게 마련이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자입니다.


사소한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모두 목계를 가슴에 새기고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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