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파옥초(破屋草)
옛날에 한 노승(老僧)이 두메산골의 길을 걷고 있었는데, 앞에서 죽음의 기운이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어서 그 기운을 따라서 가보니 허름한 초가집 앞에 이르렀다. 노승이 목탁을 두드리며 탁발을 위한 염불송경(念佛誦經)을 하자 안주인이 나와서 시주를 하는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스님이 부인에게 무슨 근심이 있느냐고 묻자 남편의 숙환(宿患)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했다. 스님이 안주인의 신색(神色)을 자세히 살펴보니 여자의 강한 음기(陰氣)가 문제였다. 즉, 부인의 강한 음기에 남편의 양기(陽氣)가 고갈되어 생긴 병이었다. 스님은 담벼락 밑 사방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풀을 한웅큼 뜯어서 보이며, 이 풀을 잘 가꾸어 수시로 뜯어다가 반찬을 만들어 먹이면 남편의 병이 감쪽같이 나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부인은 스님이 시키는 대로 그 풀을 잘 가꾸어 반찬을 만들어 지극정성으로 남편에게 먹였더니 신기하게도 남편은 점차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편의 병이 완쾌되자 왕년의 정력(精力)을 회복한 데 그치지 않고
밤새도록 부인을 희롱하고도 아침까지 힘이 남아돌았다. 남편의 정력회복에 기쁜 나머지 부인은 온 마당에, 그리고 기둥 밑둥까지 파헤쳐 그 풀을 심었고, 남편은 매일같이 밤이 오기만을 학수고대(鶴首苦待) 기다렸다. 그런 둘만의 몽롱한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집 기둥 모두가 허물어져서 그만 집이 무너지고 말았다.집이 무너지는 것도 모르고 집안 사방에 심은 이 영험(靈驗)한 풀의 이름이 바로 '집을 부수는 풀’이라는 뜻의 ‘파옥초(破屋草)’ 즉, 오늘날 ‘부추'다.
예로부터 부추를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 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했다. 또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 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하며, 과부집 담을 뛰어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했고,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고도 했으며, 장복(長服)하면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도 했다. '부추 씻은 첫 물은 아들에게 안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다. 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뜻이리라.
또'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 외에 '봄 부추 한 단은 피 한 방울보다 낫다'는 말과 '부부 사이가 좋으면 집 허물고 부추 심는다'는 말도 있다.
[출처] 부추(정구지) 속설 일까요? (지성아빠의 나눔세상 - 전원 & 귀농 -) |작성자 태니